
전기차 충전 성능을 논할 때 흔히 충전 속도나 효율이 강조되지만, 실제로는 저전력 충전 구간에서의 안정성이 차량 전장 품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특히 가정용 완속 충전이나 저전류 조건에서는 온보드차저(OBC)의 역률 보정(Power Factor Correction, PFC) 알고리즘이 정상 영역과는 다른 거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OBC의 PF 보정 알고리즘이 저전력 충전 구간에서 어떤 구조적 특이점을 드러내는지, 전력전자 관점에서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OBC와 역률 보정의 기본 역할
온보드차저는 외부 AC 전원을 받아 차량 배터리에 적합한 DC 전력으로 변환하는 장치입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전압을 변환하는 것뿐 아니라, 전력 품질을 개선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역률 보정은 입력 전류를 전압 파형과 최대한 동위상으로 맞춰, 무효 전력을 줄이고 전력망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대부분의 전기차 OBC는 능동형 PFC 회로를 사용하며, 디지털 제어 기반 알고리즘을 통해 입력 전류 파형을 정밀하게 제어합니다.
저전력 충전 구간의 정의와 특징
저전력 충전 구간은 일반적으로 충전 전류가 낮거나, 충전 초기 또는 배터리 SoC가 높아 충전 요구 전력이 제한된 상황을 의미합니다. 이 구간에서는 OBC 출력 전력이 정격 대비 매우 낮아지며, PFC 회로 역시 부분 부하(partial load) 상태로 동작합니다.
이때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합니다.
입력 역률 유지
스위칭 손실 최소화
전류 파형 왜곡 억제
제어 안정성 확보
하지만 이 요구 조건들은 저전력 영역에서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전력 영역에서 PF 보정이 어려워지는 이유
PFC 알고리즘은 기본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전류 흐름을 전제로 설계됩니다. 저전력 구간에서는 입력 전류 자체가 매우 작아지기 때문에, 전류 센싱 신호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제어 해상도가 급격히 낮아집니다. 이로 인해 전류 기준 파형을 정확히 추종하기 어려워지고, 미세한 오차가 전체 파형 왜곡으로 확대됩니다.
결과적으로 역률은 수치상으로는 유지되더라도, 고조파 성분이 증가하거나 전류 파형이 찌그러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연속 전도 모드와 불연속 전도 모드 전환 문제
많은 OBC PFC 회로는 일정 전력 이상에서는 연속 전도 모드(CCM)로 동작하지만, 저전력 영역에서는 불연속 전도 모드(DCM) 또는 경계 전도 모드로 자연스럽게 전환됩니다. 이 전환 지점에서 제어 알고리즘은 예상치 못한 비선형 구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때 나타나는 특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류 피크가 불균형하게 증가
스위칭 주파수의 급격한 변동
전압 루프와 전류 루프 간 위상 불안정
이 현상은 충전 효율 저하뿐 아니라, 입력단 EMI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스위칭 손실 최소화와 PF 유지의 충돌
저전력 구간에서는 효율 개선을 위해 스위칭 손실을 줄이는 전략이 자주 사용됩니다. 대표적으로 스위칭 주파수를 낮추거나, 일부 구간에서 스위칭을 스킵하는 방식이 적용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입력 전류 파형의 연속성을 해치기 쉽고, 결과적으로 PF 보정 성능을 떨어뜨립니다.
즉, 저전력 영역에서는
효율 최적화
전력 품질 유지
제어 안정성
이 세 요소 사이의 균형이 매우 민감해집니다.
전류 기준 생성 알고리즘의 해상도 문제
PF 보정 알고리즘에서 핵심은 전압 파형을 기준으로 생성되는 전류 기준 신호입니다. 저전력 충전 시에는 이 기준 전류 자체가 매우 작아져, 디지털 제어기의 분해능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이로 인해 전류 명령이 계단형으로 변하고, 실제 전류 파형에 미세한 리플과 왜곡이 발생합니다.
이 현상은 특히 저전류 완속 충전에서 충전기 소음이나 미세한 진동으로 체감되기도 합니다.
보호 로직과 PF 알고리즘의 상호 간섭
저전력 구간에서는 과전압, 과전류 보호뿐 아니라 비정상 입력 조건 감지를 위한 보호 로직이 더욱 민감하게 작동합니다. 이 보호 로직이 PFC 제어 루프에 간섭하면, 알고리즘은 의도치 않게 보수적인 동작 모드로 진입합니다. 그 결과 입력 전류 파형이 과도하게 제한되거나, PF 보정이 일시적으로 약화되는 구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설계 관점에서의 대응 전략
이러한 특이점을 완화하기 위해 최신 OBC 설계에서는 저전력 전용 제어 맵을 분리 적용하거나, DCM 영역에 최적화된 전류 예측 제어 방식을 사용합니다. 또한 저전력 구간에서는 PF 목표치를 약간 완화하는 대신, 시스템 안정성과 효율을 우선하는 전략도 병행됩니다.
중요한 점은 저전력 구간이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 환경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정리
전기차 온보드차저의 역률 보정 알고리즘은 저전력 충전 구간에서 구조적 한계와 제어 특이점을 드러냅니다. 전류 센싱 해상도 저하, 전도 모드 전환, 스위칭 전략 변화는 모두 PF 보정 성능에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저전력 영역에서의 OBC 품질은 단순한 역률 수치가 아니라, 비선형 구간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제어 알고리즘의 완성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